아우타

누군가를 믿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게 시작된다.


확신에 찬 말이나 거창한 약속보다, 작은 선택들 안에서 더 자주 드러난다.

이 공간 역시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었다.


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온 두 사람.

이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로 한 순간이었다. 


 공간의 방향부터 운영에 관한 결정까지

그는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방향을 맞춰가고 있었다.


누군가는 그것을 배려라고 말할 수도 있다. 


 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조금 더 깊은 마음처럼 느껴졌다. 


 상대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 일.

잘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먼저 건네는 일.


그 조용한 신뢰는 말보다 오래 남아 두 사람 사이에 자연스레 쌓여온 듯했다.


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.


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미팅 속에서도, 수많은 선택과 결정의 순간들 속에서도,

서로를 재촉하기보다 이해하려는 태도가 먼저였다.


우리는 그 관계가 가진 분위기를 공간 안에도 담아내고 싶었다.


과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,

화려함보다 균형과 여백에 집중하며 공간을 완성해 나갔다.


우리는 좋은 공간이 결국 좋은 관계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.


공사가 끝난 후에도 우리는 이 공간을 떠올리면 디자인보다 먼저 사람들의 표정을 기억한다.

서로를 믿어주던 마음이 있었기에,

이 공간 역시 그 마음을 닮아갈 수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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